인간의 악함을 굴복시키는 분노존
화이트타라
밀교가 다른 불교와 다른 특징적인 점 한가지는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종래 불교와 달리 밀교에서는 분노한 모습의 부처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천왕상 등에서나 볼 수 있는 험상궂고 기괴한 모습의 흔하지 않은 불보살들이 밀교권의 불교미술에서는 수시로 등장하는 것이다.
옛날 처음 티베트를 방문했던 유럽의 카톨릭 선교사들도 티베트의 사원마다 모셔져 있는 악마와 같은 모습의 불보살들을 보고는 그 지역의 종교를 그때 당시 서구에 알려져 있던 Buddhism과는 다른 종교로 보고 Lamaism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그 문화적 충격은 어지간한 것이 아니었다보다.
심지어 한국의 불교신자들도 자비존(慈悲尊)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어서 티벳이나 몽골에서 밀교의 분노존의 모습을 보고서는 너무나 생경하게 느끼며, 티벳이나 몽골 불교는 불교에다 미신을 섞은 순수하지 못한 라마교 정도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밀교에서의 분노존(憤怒尊)이라는 것은 인간의 악한 면을 제도하기 위한 불보살이 강력한 경고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가 아들을 사랑하고 가르칠 때 자애로운 사랑으로 대할 때도 있고, 회초리를 들고 엄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곧 불보살들은 중생을 성불시키기 위한 대자대비하신 마음으로, 나쁜 습기와 불법에 장애가 되는 마장을 없애기 위해 분노한 무서운 형상을 보이시기도 한다는 것이다.”
[티베트 불교체험기] 중 설오스님
중생을 제도하는 불보살들은 항상 자비로운 모습으로만 중생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때로는 자비롭지만 때로는 엄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욕망에 이끌리고 분노에 이끌리는 중생들의 업장과 싸우고자 역시 무섭고도 분노한 모습으로 중생들을 일깨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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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시:
- 2012-09-17 오후 6:3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