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죽음의 신 야마, 다르마팔라 중의 하나로 문수보살에게 교화된 이후 지옥을 관장하는 염라대왕이 되었다] 대승불교의 전파과정에서 각 지역 본래의 지방신들이 불교세계로 동화되어 들어왔다. 티베트를 비롯한 밀교권의 전승에 따르면 불교의 훌륭한 스승들은 각 지역의 토속신들과 정령들을 교화하여 불교의 수호신으로 만들어왔으니 이들이 ‘다르마-팔라(Dharmapala)’라고 불리는 호법신들이었다. 수호존(守護尊) ‘이담(idam)’이 승려나 사원을 개별적으로 지지하는데 반해 호법존(護法尊)인 ‘다르마팔라’들은 불교 전체를 수호하는 신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에서 토착신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불교신격들이 호법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하깔라’나 ‘야만타카’ 같은 보디사트바(Bodhisattva,보살)들의 분노존(忿怒尊)에서, ‘팬덴라모’와 ‘야마’와 같은 토착신들, ‘가루다’와 ‘나가’ 신령스러운 동물 등이 모두 불교를 수호하는 호법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천왕’이나 ‘천룡팔부’ 등으로 호법존의 역할이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는 우리에게 염라대왕으로 알려진 ‘야마(Yama, 閻磨羅社, 염마라사)’와 이를 굴복시킨 문수보살의 화신인 ‘야만타카(Yamantaka,大威德明王, 대위덕명왕)’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 어떤 은둔자 한 사람이 일생 동안 홀로 동굴에서 명상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막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려는 시기에 몇 명의 도적들이 소를 훔쳐서 그 동굴로 들어오게 되었고 은둔자가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훔쳐온 소를 머리를 잘라 죽였다. 나중에 은둔자가 그 소행을 목격하였음을 안 도둑들은 그 은둔자 역시 머리를 잘라서 죽여버렸다. 그러나 일생동안의 수행을 한 은둔자에게는 초자연적인 힘이 있어서, 도둑들이 잘려진 은둔자의 머리를 쳐다보고 있는 동안 나머지 몸은 일어나 잘려진 황소의 머리와 결합하였다. 그리하여 무서운 야마의 형상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 은둔자는 자신의 지고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대신에 무서운 분노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는 도적들의 머리를 잘라 그들의 머리를 화환처럼 이어서 목에 걸었다. - 분노에 찬 ‘야마(Yama)’가 티베트 지방을 휩쓸며 약탈하자 사람들은 지혜의 보살인 ‘만주슈리(Manjushri, 文殊菩薩, 문수보살)’에게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였다. 사람들의 고통스런 그 기도에 응답한 ‘만주슈리’는 매우 강력하고 용맹스러운 ‘야만타카’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야마는 그 힘에 굴복하여 다르마팔라 중의 하나로 편입되었고 이후 지옥을 관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