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자의 서 (영원한 자유와 윤회의 갈림길에 열쇠는 카르마(업)이다)

 

뛰어난 영적 능력을 가진 구도자는 바르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영원한 자유에 이르고,
극단적으로 악한 성질을 가진 사람도 바르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시 환생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영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바르도를 경험한다.

사자가 죽음을 맞이한 순간부터 3일 반이나 때로는 4일 동안, 죽음(임종)의 순간의

중간상태인 치카이 바르도에서 자신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기절상태나 수면상태에 빠지며, 이때 최초의 투명한 빛이 사자를 맞이하러 나타난다.
그 빛은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밝아오는 순수한 빛이다.
이때 승려는 사자를 투명한 빛으로 인도하기 위해, 사자의 귀에 대고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이렇게 독송한다.

"아,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들으시오. 이제 그대는 순수한 존재의 근원에서 나오는

투명한 빛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 빛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은 생명의 근원인

'다르마타(본질, 법성)입니다. 다르마타는 우주와 같이 광대한 허공으로 빛이 가득찬

공간입니다. 중심도 경계도 없는 순수한 상태의 마음입니다.

그대는 그 마음의 상태를 자각하고, 그 속에서 평안함을 찾아야 합니다. (...)
그대의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의식을 집중하십시오."

이때 사자가 최초의 투명한 빛을 깨닫게 되면, 그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존재들의

삼신 가운데 최상의 몸인 '다르마카야(법신, 공을 깨달아 불성은 얻은 '진리의 몸')속에서

영원한 자유를 얻게 된다. 그러나 사자는 대개 자신의 '카르마(업)' 때문에 그것을

흐릿하게 인식한다. 그래서 만일 사자가 최초의 투명한 빛을 깨닫는데 실패한 경우에는,

두번째 투명한 빛이 사자 앞에 나타난다.
이때 사자의 영혼(의식체)은 머리 정수리에 위치한 '브라흐마의 구멍'을 통해 육체 밖으로

빠져나와, "내가 죽은 건가, 살아 있는 건가?"라고 자신에게 반문한다.
사자가 그 두번째 투명한 빛을 인식할 수 있으면, 그는 그때 영원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사자가 그 빛을 인식하지 못하면, 그는 두번째 중간상태인

초에니 바르도를 체험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사자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이 세상에서 살 때 축적한 카르마들이 형태를 갖고 환영으로 사자 앞에 나타난다.
이때 <티베트 사자의 서>는 사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이제 그대에게 죽음이 찾아왔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그대 한 사람 만이 아닙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러므로 이세상에 욕망이나 집착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미련이나 집착이 있을지라도

그대가 이 세상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윤회하며 방황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욕망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집착을 가져서도 안됩니다. (...)
무섭고 두려운 어떤 환영이 눈앞에 나타날지라도 그것들이 자신의 마음에서 투영되어

나온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
그러므로 그것들에게 이끌리지 마십시오. 오직 무념의 상태에 머물러여 합니다.

그대가 그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 그대는 부처의 경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