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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마주할 수 있으면 은퇴 준비는 끝이다

하얀연꽃
 
 
티베트에서는 임종의 순간에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내세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중앙포토]

티베트에서는 임종의 순간에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내세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중앙포토]

 
죽음은 삶의 과정에서 겪는 마지막 경험이자 가장 귀중한 시간이다. 티베트에선 임종의 순간에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의 내세가 결정된다고도 한다. 내세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삶에서 죽음만큼 중요한 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죽음은 모두 처음 겪는 경험이다 보니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잘 모른다. 그래서 은퇴를 준비하는 것처럼 임종을 맞이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죽음에 관한 책을 보다가 좋은 책을 발견했다. 제목은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다. 좋은 책의 정의를 내리라면 나는 두 번 이상 읽고 싶은 책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렇게 정의한다면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는 분명 좋은 책이다.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소갈린포체 지음.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소갈린포지음.

 
이 책의 존재는 호스피스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서양인이 추천한 동양인의 책이다. 저자 소걀 린포체는 티베트에서 태어나 영적 교육을 받았으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유학해 비교종교학을 연구했다. 그는 동서양의 학문을 고루 익힌 보기 드문 티베트의 승려다. 그만큼 균형 감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린포체는 우선 죽어가는 사람을 영적으로 돕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것은 그에게 희망을 주는 일과 용서를 발견하게 하는 일이다. 먼저 그가 잘한 것을 상기하게 해야 하고 자신의 삶이 건설적이었으며 행복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을 붙잡고 죽으면 안 된다며 울고불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정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삶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떠나야 하는 망자가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종을 앞둔 분들이 볼 수는 없어도 들을 수는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환자의 앞에서 함부로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는 죽음의 순간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 두 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자기의 삶에서 무엇을 했는가’와 ‘죽는 순간 마음의 상태가 어떠했는가’이다. 그는 우리가 부정적인 업을 많이 축적했을지라도 죽는 순간 마음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다면 업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죽는 순간에 업을 정화하기 위한 강력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생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겐 적지 않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다.
 
죽음을 깊은 잠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된다. 우리가 잠들기 전에 마음이 편하면 좋은 꿈을 꾸고 불안해하면 가위에 눌린다거나 나쁜 꿈을 꾸는 게 바로 그 예다. 그러니까 죽는 순간에 가급적 좋은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다. 톨스토이도 그가 쓴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죽음의 순간 마음을 바꾼 사례를 글로 소개했다.
 
주인공 일리치는 왜 자신이 일찍 임종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임종을 앞둔 사흘 전부터 그는 고통 때문에 고함을 치곤 했다. 그러다가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모든 게 잘못되었어. 하지만 별거 아니야. 올바른 일을 하면 되는 거야. 그런데 올바른 일이 대체 뭐지?’ 그가 질문을 던지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그것은 세상을 뜨기 한 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여전히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손을 내젓고 있을 때 한쪽 손이 침대 옆에 있는 아들의 머리에 닿았다. 아이는 일리치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입술에 대며 울음을 터뜨렸다. 일리치가 빛을 본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는 아들이 가여웠고 아내가 불쌍해졌다. 지금까지 그의 안에 박혀서 그를 괴롭히며 나오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다. 그곳엔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단 한 순간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 일리치는 죽음의 순간 마음을 바꾸고 평화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출처: 중앙일보] 죽음 마주할 수 있으면 은퇴 준비는 끝이다

 

달라이 라마의 죽음 수행법 
 
달라이 라마(Dalai Lama)는 죽음을 무시하거나 죽음과 정면으로 맞서 죽음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죽음이 야기할 수 있는 고통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달라이 라마(Dalai Lama)는 죽음을 무시하거나 죽음과 정면으로 맞서 죽음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죽음이 야기할 수 있는 고통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출처: 중앙일보] 죽음 마주할 수 있으면 은퇴 준비는 끝이다

달라이 라마는 우리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죽음을 무시하거나 아니면 죽음과 정면으로 맞서 죽음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죽음이 야기할 수 있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능숙한 수행자는 자신이 죽는 순간을 커다란 영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도 활용한다. 이런 까닭에 수행자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시점에 임해서도 명상 수행에 몰입한다.
 
우리는 때때로 ‘죽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는데 죽음 이후의 삶도 우리가 지금 사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바로 지금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죽음의 순간에 그리고 죽음 이후에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여러 매체에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 핵심은 역시 죽음 준비에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 준비를 할 수 있다면 은퇴 준비는 끝난 것과 다름없다. 죽음을 인식하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깨우침을 얻기 때문이다.
 
백만기 아름다운인생학교 교장 manjoy@naver.com
 

[출처: 중앙일보] 죽음 마주할 수 있으면 은퇴 준비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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