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강론

대원사 티벳박물관

* 아이디(이메일)

* 비밀번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번찾기

티벳불교강론

HOME > 티벳불교 > 티벳불교강론

마침내 티벳으로

김선정교수
네팔의 국경마을 고다리의 세관을 통과하자 영양실조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야윈 몸에 때 묻은 누더기를 걸친 국경지애의 아이들이 몰려와 서로 짐을 나르겠다고 졸라댄다. 아이들은 그냥 오르기도 힘겨운 산길을 제 몸뚱아리보다 더 크고 무거운 여행객의 짐을 장푸까지 날라다 주고 우리돈 2~3천원을 받는다. 모두들 맘에 드는 아이를 하나 둘씩 골라 흥정을 한 뒤 짐을 맡겼지만 나는 직접 나르기로 했다.
날씨는 후덥지근했고, 매일 한두 번씩 내리는 비로 산길은 심하게 미끌거렸다. 깡마른 네팔인들이 닳아빠진 발가락 슬리퍼를 신고 엄청나게 큰 짐덩어리를 진 채 수도 없이 내려왔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양철 보온병, 사기그릇, 옷감따위를 져 나르는 모양이었다. 바람도 불지 않는 산길에는 쉬근덕한 땀내가 배어나고, 그들이 싸고 뱉은 똥과 가래가 하도 많이 널려 있어서 그 가파른 길을 어느 한 곳 잡고 올라갈 데가 없었다.

장푸의 중국측 세관을 통과할땐 모두들 긴장을 했다. 나는 특히 국적 때문에 조마조마했는데, 한국사람은 처음 본다며 내 여권을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별 시비 없이 통관 스템프를 찍어줬다.
자신을 ‘장(張)’으로 소개한 중국 안내인을 따라 우리는 해질녘에 서장반점(西藏飯店)이란 호텔에 닿았다. 더럽게 젖은 몸을 덜덜 떨며 수도꼭지를 트니 시커면 흙탕물만 한없이 쏟아진다. 그렇게 젖은 몸을 씻어내지도 못하고 티벳에서의 첫 밤을 맞았지만 우리는 그런 불편함보다는 마침내 티벳에 들어왔다는 설레임에 밤이 이슥하도록 잠들지 못했다.
비가 갠 이른 아침 무너진 도로를 따라 30분 가량 올라갔다. 길에 연해 늘어선 엉성한 마을에는 낡고 헐렁헐렁한 군복에 붉은 별이 달린 모자를 쓴 소년들의 모습이 비쳐왔고, 그 마을 입구 길가 바위 밑에는 나이 든 티벳 여인이 하나 앉아 열심히 화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모습은 서글프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했다. 환전을 하라고 장이 데리고 간 은행에서는 아직도 주판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을을 지나 안개구름이 피어오르는 계곡을 끼고 한 시간쯤 더 올라갔다. 우리를 라싸까지 실어갈 일본제 미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 게시물에 덧글쓰기
스팸방지 숫자 그림
* 그림의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