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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달라이 라마 보좌하는 청전스님 - 3

화이트타라
20년째 달라이 라마 보좌하는 청전스님 “나는 전생에 신라, 중국, 인도의 고승… 존자님 모시는 건 운명” 육식과 관련해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어느 날 달라이 라마께서 ‘요즘은 고기를 먹느냐’고 묻기에 ‘예, 아주 맛있던데요’ 했더니 함께 있던 스님들이 박장대소를 해요. 비구는 고기를 먹을 때 맛있다고 하면 안 된다면서. 수행을 하기 위해 건강을 지키는 차원에서 먹는 거지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래도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하지 뭐라고 하냐’고 했죠(웃음).” ▼ 출가하기 전부터 채식주의였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시골에서 자랐지만 고기를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아버지께서 엽총을 가지고 다니며 노루, 산토끼, 꿩 같은 걸 많이 잡았어요. 아버지께서 동물을 죽인 허물을 제가 대신 참회하기 위해 출가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고 처음 생각한 게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슈바이처 전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슈바이처와 싸우다 진 동네 아이가 울면서 ‘나도 너처럼 일주일에 두 번씩 고기를 먹었다면 내가 이겼을 것’이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슈바이처가 그 후 평생 고기를 안 먹었잖아요.” ▼ 가톨릭 신부가 되려다 스님이 되셨는데요. “처음엔 교사가 되려고 사범대에 들어갔어요. 72학번인데, 그해에 10월유신이 터졌어요. 저는 막연하게 그건 올바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유신반대 유인물을 만들어 학교에 뿌렸어요. 학교가 발칵 뒤집혔죠. ‘간첩이 나타났다’며 중앙정보부 수사관들까지 나섰으니까요. 그 일로 근신 처분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학생을 보호하기보다는 자기 책임을 모면하려는 교수들의 행태를 보며 실망했어요. 저런 사람들에게 배워봤자 좋은 선생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퇴했어요. 그러고는 신부가 되려고 신학대에 들어갔죠.” 신학생에서 스님으로 ▼ 신부가 되려다 갑자기 불교에 귀의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3학년 때 우연히 ‘선가귀감’이라는 책을 봤어요. 불교로 말하면 인연이고, 기독교로 말하면 하나님의 뜻이었죠(웃음). 선승(禪僧)들의 어록을 모아놓은 것인데, ‘생이란 한 조각 구름이고,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없어지는 것이다’라는 서산대사의 말이 가슴에 확 와 닿았어요. 그 책을 읽고 불교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어찌어찌 하다 순천 송광사까지 오게 됐는데, 당시 송광사 방장이던 구산 스님이 저를 딱 보시더니 ‘전생에 천축국 스님이 어째서 엉뚱한 옷을 입고 찾아왔는고’ 하시는 거예요. 그날 이후 고민하다 결국 송광사에서 머리를 깎았습니다. 그게 1977년이죠.” ▼ 가톨릭과 불교를 다 공부하셨는데, 두 종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공통점이 많죠. 둘 다 사랑의 실천을 강조해요. 그런데 가톨릭이 인간을 위한 사랑에 멈추는 데 비해, 불교는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니까 더 넓죠. 개인적으로 제가 기독교에서 풀 수 없던 의문이 불교를 통해서 풀린 게 많아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부자고,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납득이 안 됐는데,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으로 풀리더라고요.” ▼ 우문(愚問)이지만 전생을 믿습니까. “달라이 라마에게도 ‘제 전생이 뭡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어요. ‘너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 것이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하셨지만 가끔 언질을 주십니다. 제가 한 생에선 당나라로부터 법문을 가져온 신라 고승이었다고요. 또 다른 생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스님인 적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개인적인 체험을 이야기하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후 문득 중국의 어느 산사에 있는 사리탑에 간절히 가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참배를 했는데, 그 후에 또 가고 싶더라고요. 거기는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웬만큼 용기를 내지 않으면 가기 힘든 곳이었는데도. 그래도 또 다녀왔더니 그게 제 한 생의 사리탑이었다고 하시더군요. 1988년 달라이 라마께서 제게 법명을 지어주셨는데 ‘톈진 최깝’이에요. 법을 지킨다, 법을 구한다는 뜻인데, 지금까지 같은 법명을 가진 스님을 보지 못했어요. 처음엔 ‘이름이 뭐 이래’ 싶었는데 전생을 알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져요. 이렇게 전생과 현세는 연이 닿아있는 거예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