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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대화] 티벳 망명정부 환경운동가 양첸과의 만남

박물관

티벳 망명정부 환경운동가 양첸과의 만남  

 

티벳은 지구의 지붕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는 티벳인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중국정부의 침략에 의해 나라를 잃어버렸다는 슬픔을 가졌다는 점에서 낮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인도로 피난을 떠나 난민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낮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제 땅에서는 자기 종교와 문화를 지키지 못하고, 남의 땅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낮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은 그들의 몸을 땅바닥에 던지며 그들의 영성의 고향, 티벳을 향해 하루도 빠짐없이 오체투지(五體투지)한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낮은 사람들이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잔인했던 민족이 불교를 받아들이고 모든 무기를 던지고 난 후 중국과 이민족의 침입으로 짓밟혀 온, 그러나 가장 맑고 순수한 영혼으로 살아가고 있는 땅. 그 티벳이 중국 정부의‘개발 정책’에 의해서 망가져가고 있다. 양첸은 자신이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곳인 티벳의 생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망명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이다.

양첸에게는 여권이 없다. 당연하다. 그녀는 난민이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에서 발급한 난민들을 위한 여행증명서만 있다. 이 여행증명서로 여행을 하기는 지극히 힘들다. 초대장이 있더라도 공항에서 추방당할 수도 있다. 또한 인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인도대사관으로부터 다시 재입국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에 오기 위해서도 수십 번이나 메일을 보내고, 초대장을 보내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그녀는 한국에 왔고, 우리신학연구소가 주최한 <티벳 환경을 위한 종교간 대화 프로그램>에서 중국 정부의‘개발 정책’에 의한 티벳의 생태 위기를 증언하였다.

티벳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로 흘러들어가는 대부분의 강이 발원하는 곳이다. 지금은 티벳자치구로 중국정부에 의해 반쪽으로 축소되고 나머지 반은 다른 중국지방으로 편입되었지만, 원래 티벳에서 발원하는 강으로는 양쯔강, 황하, 메콩강 등 아시아의 주요한 강은 거의 해당된다. 그러므로 티벳의 생태 위기는 곧 하구 지역 국가들의 생태 위기로 연결되고 있다.

일례로 1990년대 후반 양쯔강이 대범람하여 큰 홍수가 났었다.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양쯔강 상류에서의 무분별한 벌목 때문이었다. 중국정부는 홍수가 나고서야 부랴부랴 양쯔강 상류지역에서의 벌목을 금지하였지만, 그러나 어디 양쯔강 상류뿐이겠는가? 메콩강 상류에는 중국정부가 지은 몇 개의 대규모 댐이 이미 완성되었으며, 몇 개는 공사 중이고, 몇 개는 더 지을 예정이다. 물론 이 댐 건설이 하구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심도깊게 연구되지 않았다. 비단 물뿐만이 아니다. 티벳이 메콩강에 미치는 영향은 양질의 토사를 계속해서 하류로 흘려보냄으로써 메콩강 하류지역의 농토를 기름지게 하는 사실도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메콩강 유역 정부들의 연합 프로젝트에도 가입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렇듯 티벳은 멍들고 있다. 이전에는 히말라야의 눈 녹은 물이 흘러들던 강물을 그냥 마셔도 되었지만, 지금은 그 물을 먹고 짐승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중국의 동화정책에 의해 대규모로 한족이 유입해 들어왔다. 이미 라사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중국인이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전체 티벳 자치구를 보더라도 이미 한족이 50%를 넘어섰다. 눈과 얼음, 그리고 바위로 뒤덮인 극한적인 환경에 이런 갑작스런 인구의 증가로 인한 생태 파괴는 말을 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공업폐수와 공업쓰레기들이 마구 버려지며 물과 산을 오염시키고 있다.

게다가 지금 중국정부는 티벳과 본토를 연결하는 철도를 놓고 있다. 이 철도가 완성되면 본토에서는 지금보다 더 대규모로 인구가 들어올 것이고, 이 인구 증가와 그 인구변화에 따른 생태 파괴는 불을 보듯 환하다. 정글의 경우에는 파괴가 되더라도 놀라온 자기회복력을 가지고 있다지만, 극한적인 티벳의 생태는 한번 파괴되면 거의 복구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위험천만하게도‘핵 아카데미’라는 것을 세계의 지붕에 지어놓고 핵과 관련된 활동들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양첸은 티벳의 문제는 결코 티벳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생태에 영향을 미치는 아시아의 문제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러나 양첸은 아시아의 많은 시민사회운동들이 티벳 망명정부의 활동을‘친미적’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한국에 알려진 달라이 라마와 자유 티벳 운동은 미국에 의존하는 친미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양첸은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양첸은“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고 하더라도 부르는 곳은 어디든지 가는 사람이며, 그것이 티벳 불교의 정신”이라고 한다. 달라이 라마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그것은 그를 이용하는 사람의 몫이다.

티벳 불교는 다시 한번 정치를 넘어선다. 정치의 무화. 무정치의 정치. 한국운동의 몫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다고 그의 방한을 거부한 정부를 비판하고, 그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 운동은 그를 통해 단지 달라이라마만 한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넘어서 모든 이의 여행의 자유를 한국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자유와 인권은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

양첸은 특히 한국의 종교간 대화로 아시아의 종교자유를 위한 일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하였다. 당장 틴젠 델릭이라는 티벳의 스님이 테러리스트로 몰려 사형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제대로 된 재판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중국정부는 공공연하게 올 연말까지는 그를 처형하겠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그의 죄는 단지 티벳 민중들에게 티벳의 종교를 가르쳤을 뿐이라고 한다. 양첸은 또한 티벳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의 곳곳에서 종교간 불관용과 갈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한국의 종교간 대화운동이 아시아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호소하였다.

엄기호(미카엘)|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Pax Romana ICMICA 동북아시아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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