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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티벳 천장((天葬) 의식

박물관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겠지.. 뭔가 다름,을 경험한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
새벽녘 천장터로 향하면서 내 안은 호기심과 내 삶을 다시 한번 발견하고픈 욕심으로 꽉 차 있었다.

하지만 그 언덕에 올라서는 순간,
난, 모든 걸 놓아버린다.

죽음에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사라진다는 것...


심장이 터져버릴듯 숨이 가쁘면서도 너무나 평화로웠던 2시간 남짓한 시간..


난... 흔적없이 살아질 수 있을까..?





유일하게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드리궁틸의 천장터는
어둠을 지나고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다.




중국의 티베트 부수기 작업 중에도 훼손이 덜 되었던 드리궁틸 사원.
티벳에서 가장 유명한 천장대(天葬臺)가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장대 중 하나는 인도에, 다른 하나는 바로 드리궁틸 천장대이다.

전설에 의하면 드리궁틸의 활불이 ‘관정’이라는 의식을 치러준 사람은 죽은 후 영혼이 가난함을 벗어날 수 있고
지옥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많은 티벳인들이 불원천리 달려와 망자를 이곳에서 하늘로 보낸다.

드리궁틸 사원 주변으로 자그마한 사찰이 여럿 있는데 예전엔 61곳에 30개가 넘는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현존하는 것은 6~7개 정도이다.










의식이 끝난 후 천장을 보러 온 사람들은 뒷산 천장터로 향한다.
매일같이 시체를 보는 사찰의 개들이 앞서간다.
망자(死者) 앞으로 산자(生者)를 인도하는 개들...




예전엔 사람이 이고지고 산을 올랐을터인데..
지금은 정상을 향해 길도 뚫려있고 시체는 경운기로 운반한다.
하늘로 향하는 길이 너무 무겁다.




정상까지는 40여분.. 고도 때문에 꽤 숨이 가쁘다.
가는 길 중간에 표지석처럼 얹혀있는 야크 뿔.






천장터에 오르면 멀리 설산과 룽다가 가득 걸려있는 거대한 탈초가 눈에 띈다.
그리고...




천장의식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눈치챈 독수리들..
독수리들도 그들만의 의식을 치룬다.




날개를 펴면 장정키를 훌쩍 넘는 독수리들.
독수리들은
죽은 자와의 만찬은 즐기고 산자는 두려워한다.
내가 그들 앞에 서서 훠이~하니 우루루 뒤로 물러선다.

...나도...가끔 내가 무섭긴 하다...










오늘 하늘로 보내지는 육신은 모두 4구.
할머니, 성인 남성 둘, 그리고 이제 5-6세 남짓 되어 보이는 꼬마아이.
아이의 시체를 보는 순간 숨이 멎는다.
60년을 살았건 5년을 살았건 제 몫의 삶을 다 살고 가게 마련일텐데
유독 어린아이 시체 앞에선 담담하던 마음이 단숨에 무너진다.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노스님이 간단한 의식을 끝내자 세 명의 천장사들이 친절하게 시체를 부순다.
머리가죽을 벗기고 팔다리 두꺼운 가죽들을 가르고...
삶,이라는 단어가 빠진 인간,은 이제 고깃덩이에 불과하구나.. 눈앞에서 여실히 보여진다.
먹는 독수리와 먹히는 인간 사이의 완벽한 먹이사슬이 만들어진다.

천장사들의 육신 부수기 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독수리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핏기가 다 빠진 터라 망자의 몸에선 그닥 심한 냄새가 나진 않았지만
시체를 먹고 연명하는 독수리들.. 새들 특유의 냄새가 천장터에 진동한다.

단 한번으로 끝나는 줄 알았던 천장의식은
부수고... 먹고... 또 부수고... 먹고...
천장사와 독수리들의 씨름은 그렇게 두 세 차례 계속된다.
영혼을 하늘로 보내는 과정은 육신을 부수는 아주 단순한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

격한 숨소리가 잦아들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 가족을.. 내 자신의 육신을 천장터로 보낼 수 있을까..? 잠시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천장사들이 작업하는 동안
독수리들의 걸음은.. 한발..두발.. 서서히 시체들 주변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날짐승들에게.. 땅에게.. 완벽하게 육신을 내어주는 과정을
배깔고 누워 편안히 바라보는 티베탄들.그렇게 자연스럽게...


독수리는 사람을 먹고
사람은 야크를 먹고
야크는 풀을 먹고
풀은 독수리를 받아들이고
다시
독수리는 사람을 먹고...

완벽한 순환고리다.




맨처음...

세상과의 마지막 고리-무심한 육신을 감고 있던 두루마기 천으로부터 시신이 벗어나는 순간!
내 시선은 한 곳에 멈췄었다.
다들 감은 눈으로 (평화롭게) 세상을 하직했는데 유독 한 사람...
커다란 눈을 번쩍! 뜬채로 내 앞에 나타났다. 원망이 가득 서린 두 눈..
독수리들 날개짓 사이에서 두 눈이 계속 나를 쳐다본다.


...원망어린 그 눈은 어느 독수리가 먹었을까.....


일면식 없는 그 사람의 삶을 마음대로 상상하는 듯해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독수리들조차 힘들어하는 곳.. 머리.. 두개골..
천장사 한명이 망자를 보내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머리뼈를 부수는 과정에선 특별히 하얀 보릿가루가 뿌려진다.
아주 잘게.. 잘게.. 아주 먹기 좋게 다져지는 머리뼈...

한참 이어진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두꺼운 쇠망치가 머리를 향해 내리 꽂힌다.

퍽-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멀리에서도 골수가 사방으로 튀는게 보인다.
망자의 사망원인은 뇌출혈.




두시간 남짓 진행된 천장의식을 보고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혹여 남은 육신은 없나... 온전히 하늘로 보내져야 했을텐데..
나도 모르게 주변을 살핀다.




외지인들한테는 충.격.적.이었을 천장이
티베탄들한텐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이고.. 최선의 장례의식임을 머리에서 오감으로 느낀다.

너무나 당연한 문화다.
건조한 티베트의 땅 속에서는 시신이 쉽게 썩지 않는데다
티베트 대부분의 지역에서 목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화장도 널리 행해지지 않는다.
천장은 가장 빠르고... 깨끗하게... 마지막 생을 정리하는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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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 그들만의 의식을 훔쳐보고 내려오는 길에서 내가 마주친 건
죽음을 너무나 편안한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드리궁틸의 승려들..
햇살을 등지고 보내는 그들의 환한 미소에
자칫
발을 헛디딜뻔 했다.


< 출처: 티벳의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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