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 문화산책

대원사 티벳박물관

* 아이디(이메일)

* 비밀번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번찾기

문화산책

HOME > 티벳불교 >문화산책

모기

화이트타라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바로 앞 짜이집으로 정신없이 뛰어 들어갔다.

처음 소개 받은 제임스의 친구와 제임스 그리고 나.
그렇게 우리 셋은 따뜻한 짜이 한잔을 시켜놓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그때 왠 모기 한마리가 우리 테이블 정가운데에서
뱅글뱅글 요란한 소리까지 내며 정신없이 날아다녔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두 손바닥으로 짝 소리를 내며
모기를 압사시키는데 성공. 모기는 그대로
테이블로 떨어졌다.

일은 그때부터였다. 적을 헤치웠다는 기쁨도 잠시.
제임스와 그의 친구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며
나를 쳐다보았고 마치 미리 맞춰놓기라도 했다는 듯
둘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

" No Mercy !! "

억울했다. 내가 소라도 한마리 때려 잡았단 말인가.
그렇다면 또 모를까. 나는 모기 한마리 잡았을 뿐인데
그들은 자비 운운하며 나를 아주 잔인한 야만인으로 몰고갔다.

충격이였다. 그때까지 한번도 모기의 생명에 대해 불쌍하게
여겨보지 않았을 뿐더러 당연히 모기는 말살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내게 덩치가 산만한 그 두 남자의 동정심.
모기에 대한 자비심은 그 어떤 것 보다도 큰 놀라움이였다.

나는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너네는 모기를 안잡냐?
모기를 두고만 본단 말이냐? 그들의 대답인즉 너처럼
그렇게 죽이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는 아무도 안건들일 것이다.
그 모기가 너를 죽이려 들기라도 했단 말이냐.
그 모기는 그저 테이블 위를 날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그후로 나는 '티벳인과 모기'에 관해 꽤 심도있게 관찰했고
개미도 아닌 정말 백해무익한 모기에게까지 살생을 죄악시하는
그들의 자비심이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우선 중국침략전 티벳본토에서는 모기가 없었다고 한다.
지형상으로 보나 기후상으로 보나 모기가 서식하기가
힘들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티벳은 자연환경이
워낙에 깨끗했던지라 그들은 모기를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도 망명후 그들은 드디어 모기를 만났다.
지렁이 때문에 흙도 못파던 그들이 모기 앞에서도 옴마니반메훔을
외쳤을까?

티벳에서 18살때 넘어와 식당에서 일을 하는 쏘남은
처음 티벳을 넘어와 델리에서 모기가 정말 끔찍했다고 한다.
그래도 차마 손으로 때려 잡지는 못하고 휙휙 큰손짓을 하며
쫓아냈었지만 그렇게 1년후 몸에 붙어 있는 모기를 보면
찰싹 때려잡게 되었다고 모기는 정말 싫다고 말했다.

인도내 티벳사람들중에서 남인도쪽에 사는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모기를 잡는것에 둔감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대다수의 티벳사람들은 쫓아 다니며 집요하게 잡지는 않고
창문앞에 모기향을 피워서 모기가 오지 않도록 한다거나
모기장을 칠뿐이였다.

방에서 바퀴벌레 한마리를 봐도 그자리에서 압사를 시켜 버리는게 아니라
문 다열고 먼지가 방으로 들어올지언정 그 바퀴벌레 한마리가
세상 밖으로 잘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니
생명에 대한 그 끔찍한 벌레의 생명까지도 생각하는
그들의 사고는 확실히 우리네와는 다른것 같다.

그런 사고를 갖고 있는 제임스가 한국에 와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물건이 하나 있으니 바로 파리채. 모기는 그렇다 쳐도 어떻게
가만히 있는 파리까지 때려 잡냐며 아직도 파리채 이야기만 하면
뒤로 넘어간다. 아마 인도로 돌아가면 한국의 파리채에 관해
무슨 무용담처럼 이야기 할 것이고 또 그들은 'no mercy' 라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겠지.

아... 모기와 파리를 그냥 두고만 본단 말이냐.

이 게시물에 덧글쓰기
스팸방지 숫자 그림
* 그림의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