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법보신문 이동호박사의 유럽불교는 지금(33) - 티베트불교 확산(상) 관련 서적 350주 이상 베스트셀러 시 - 공 초월한 ‘꿈의 나라’로 인식 지난 일년간 유럽의 불교에 대해 연재하며 한 번쯤은 유럽에 불고 있는 티베트 불교의 열풍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 새해를 맞아 유럽의 주요한 국가인 독일 , 프랑스 , 영국에 불고 있는 이 독특한 현상을 소개하며 연재를 이어 가고자 한다. 유럽에 티베트 불교의 열풍이 몰아닥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가정주부에서부터 교수에 이르기까지 티베트 불교는 친근한 공통의 주제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 열린 영화 ‘쿤둔(Kundun)’의 시사회장에는 독일 자민당 총재와 경제부 장관을 지낸 오토 그라프 람스도르프 박사가 참석했으며, 작고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다니엘 미테랑 여사가 달라이라마와 나란히 정원을 산책하는 모습은 전 유럽에 다람살라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심지어 “불교는 여성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한다”라는 광고 문안이 눈에 띄고 《다섯 티베트인》이란 교양서적은 독일에서 350주 이상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서구인들에게 있어 티베트는 오래 전부터 ‘신화’같은 존재였다 기원전 5세기 헤로도(Herddot)와 서기 2세기의 프톨레모이스(Ptolemaeus)가 “히말라야산맥 속에 황금빛 무덤과 엄청난 크기의 제국이 있다”고 얘기하기 전까지 유럽인들은 티베트에 대하여 거의 알지 못했다. 베네치아 출신의 여행가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티베트에서 행해지는 마술(?)을 신비하게 생각하여 ‘Thebeth’라고 언급한 이후 티베트는 줄 곳 그 이름으로 불리어 지며 유럽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당시 여러 언어로 번역된 드 안드라데 신부의 티베트 관찰기에는 “이 민족은 대부분 평화를 애호하고, 용감하며, 활발하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자비롭고, 예불을 충실히 드리고 있다.…진짜 평화로운 민족으로 보인다.”라고 묘사돼 있다. 간혹 낯선 종교에 대한 배타적 경계로 인해 티베트 불교를 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1904년 라사에 진주한 이후 ”진실로 신심이 돈독한 신자들“이라고 티베트인들을 칭송한 영국군들 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티베트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정신적인 중심, 꿈의 나라로 인식해갔다. 티베트에 대한 유럽의 인식이 이즈음에 이르렀던 1934년 라사에서 1100 km 떨어진 탁쩌(Taktser: 빛나는 호랑이란 의미)란 농촌의 평범한 농가에서는 사내 아기가 태어났다. 이곳 근처에는 유명한 티베트 불교 수도원인 쿰붐(Kumbum)이을 뿐 그 어떤 징조도 없이 태어난 아이가 바로 오늘날 세계인이 존경하는 달라이라마다. ‘신의 소망을 성취’해 달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아이는 환생을 신봉하는 티베트 라마불교의 독특한 믿음으로 이 어린아이는 이후 14대 달라이라마에 추대된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서구인들에게 마치 신화를 대하는 자세로 각인된 티베트의 이미지는 디지털 시대의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변함 없으며 이러한 절대적 믿음은 유럽인들에게 티베트의 불교과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을 가까이 접하때마다 마치 법국토(Dharma-La)에 살고 있는 기분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출처 : 법보신문 이동호 박사의 유럽불교는 지금- 티베트불교 확산〈中〉 국가 독립-정치난민 지위 부여 서구인 ‘의식 연대’ 적극 지지 1950년 11월 17일, 15살의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수장이 되었다. 늦었지만 중국으로부터 독립을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며 마오쩌뚱 주석으로부터 ‘내부적인 자치’를 약속 받았다. 1951년 9월 5일, 마침내 마오쩌뚱의 중국 인민해방군이 라사에 진주했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는 곧 바로 참혹한 지경에 처했다. 위대한 주석은 달라이 라마와 약속한 내용을 묵살하고 멸시하듯이 말했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요, 해독이다” 인민해방군은 농가를 강제로 빼앗았으며 수도원을 파괴하고, 티베트인들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1959년, 달라이 라마는 마침내 5000미터 이상의 태산준령과 협곡의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로 망명하게 된다. 그리고 달라이 라마가 망명한 그 수 주일동안 인디아로 망명한 티베트인은 80000명이나 되었다. 그러나 티베트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서 87000명이나 처형되었고 티베트는 피바다로 변했다. 나찌 독일의 끔찍한 인종정책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태인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중국의 억압을 피해 조국 티베트를 뒤로하고 인도와 서유럽, 미국, 호주 등지로 향하는 티베트인들의 망명의 발걸음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티베트인들의 서구로의 망명은 서구에는 축복과 같은 것이었다. 아름다운 티베트 불교와 문화가 2차 세계 대전으로 상처받은 그들의 가슴을 부처님의 가르침과 실천행으로 극복하게 만들었다. 인도 다람살라의 망명정부는 벌써 40년이 됐다. 비폭력을 주장하는 달라이 라마는 어느새 티베트인들의 이해를 대표하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는 마하트마 간디 외에 독일의 빌리 브란트 전 연방 총리와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이 자기의 본보기로 삼고 있다. 이들이 성자는 아니지만, 앞날에 비전, 용기, 비폭력의 이념을 현실적인 힘으로 실현시킬 줄 알았다고 그는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1989년 12월 서구인들이 그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비폭력과 자비를 외치는 그를 서구에서의 정치·종교적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으며 서구인들의 티베트 독립을 위해 연대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프랑스·독일의 정치가들은 하나같이 거대한 중국과의 경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티베트를 다소 껄끄럽게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서구인들이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이후 정치적·양심적·종교적·인종적·학문적·사상적 박해를 받는 이들에게 정치적 난민의 지위를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티베트 독립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서구인들은 대부분은 티베트 불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엄격한 문화가 배어있는 일본의 선불교는 서구인에게 불교수행이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 느껴지게 할지 모른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는 옛 신화를 읽는 것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구인들을 불교속으로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출처 : 법보신문 유럽불교는 지금〈35〉- 티베트불교 확산(하) 달라이 라마는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환생한 14대 달라이 라마로서 어렵고 힘든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은 정형화된 안정한 삶을 누리는 서구인에게 매혹적인 대상이 되고 있다. 1960년대, 서구의 대학생들은 기존의 틀을 부정하고, 새로운 사회 변혁을 추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활발하게 벌였다. 그 중에서도 히피세대의 등장은 아시아 불교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진다. 그들은 동남아시아 불교 국가에 와서 불교를 배우거나, 혹은 스님들을 초청하여, 불교 세계에 함께 동참한다. 2차 대전의 참혹함을 잘 아는 젊은이들은 당시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데모와 징집기피를 통해 저항했으며 제국적이고 적대적인 기독교 우월주의 전통에 대한 반성으로 자유로움과 생명의 존엄을 주장하는 불교를 받아들이게 된다. 불교는 포교를 위해 ‘성전’이라는 종교전쟁을 일으켜 본 적이 없다. 기독교의 십자군 전쟁, 이슬람교 지하드, 아랍(이슬람교)과 이스라엘(유대교)의 전쟁 등 늘 종교 전쟁이 그치지 않았던 것에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는 대단히 평화스런 종교인 것이다. 이런 불교에 대한 인식은 중국의 탄압을 피해 서구로 망명했던 많은 티베트인들을 서구인들이 인도적, 정치적 견지에서 받아들이게 된 배경이 됐다. 서구인들은 달라이 라마 법회와 강연에 수십만 대중이 운집하는 등 대성황을 이룬다. 특히 그의 유창한 영어회화 실력과 인자한 모습, 호쾌한 유머, 부드러운 웃음 등은 청중을 압도하는 독특한 카리스마로 많은 감명을 안겨준다. 그의 개인적 카리스마는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 후,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에 티베트 불교보다 먼저 알려진 것이 일본의 선불교이다. 1900년도 이후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 불교는 1960년대 이후 경제력을 바탕으로 서구인들에게 조직적으로 다가가고 있지만 오늘날 티베트 불교 같이 그렇게 열광적이지는 못하다. 티베트 불교가 이처럼 서구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초인적인 수행과 청중을 감동시키는 카리스마로 티베트 불교를 포교하고 있는 서구 출신의 라마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덴마크 출신의 올레 니달(Ole Nydahl) 라마로 한때 권투 선수였다. 그는 티베트에서 카르마 카규파(Karma Kagyupa)의 16대인 걀와 카르마파(Gyalwa Karmapa, 1923-1981)의 최초의 서구인 제자 됐다. 그 후 그는 티베트 불교의 열성적인 전파자가 되었다. 그는 부인 한나(Hannah)와 같이 1년 중 11달 이상을 해외에 그가 이룩해 놓은 ‘금강도 불교(diamond way buddhism) ‘의 지부를 다니면서 열광적인 강연과 명상을 한다. 전 세계 35개국 280여 센터를 돌면서, 가는 곳마다 강연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이 성황이다. 그의 유창한 독일어와 영어 강연 능력은 불교의 난해한 의미를 쉽고 적확하게 전달하는 데 중요하다. 물론, 적절한 비유와 웃음을 유발하는 반어법, 간결한 문장, 활력 있는 목소리 등은 서구의 티베트 불교 열풍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001.1.24 / 59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