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불교신문 과학적인 정보와 지식이 없는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지식과 정보가 어떤 한 사물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잘못된 오류를 범하는가. 더구나 주관적인 이해는 더 말할나위 있겠는가. 너무도 당연하고 고답적인 얘기를 서두에 꺼내는 것은 다름아니라 필자가 그동안 얼마나 원론에 멀리 비켜서서 티베트불교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성해서이다. 17년전 인도와 스리랑카를 떠돌면서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 며칠 묵은 그 경험으로 티베트불교의 전체를 아는 냥 했던 것이다. 서구의 독일 프랑스 정부들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면서도 슬기롭게 우회적인 정책외교로 달라이라마 큰스님을 초청했다. 그리하여 몇만의 중생들이 큰 스님의 법문을 듣고 환호하며 열락하여 진리의 목마름을 해갈시키는 여러 법회들을 마련했다. 더구나 허영과 환락, 모든 욕망이 넘치는 허리우드 배우들이 달라이라마 법문에 귀 기울여 출가를 시도하고 인터넷에 불교의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많은 배우 가수 연예인들에게 불교포교의 지평을 넓히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티베트불교가 세계의 곳곳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의 눈부심을 전해주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꽃향기를 내는 것은 무슨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일까. 아니면 부처님 성스러운 진리체계밖의 어떤 별난 진리의 바다가 출렁이는 물결로 고난한 생의 목마름을 적시게 하는 유혹인자가 따로 있는 것인가. 우리가 대부분 막연히 알고 있는 리버스라는 환생의 매력 때문일까. 신비주의적이고 초월주의적인 불교밖의 어떤 이방의 진리가 세상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것일까. 사람들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멋진 드라마같은 그 실체들의 진리 체계가 세기의 많은 사람들에게 티베트불교를 접하게 하는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요소들보다는 더 큰 지혜의 법문들이 많은 서구인들의 차가운 가슴을 뜨거운 인간의 사랑으로 구원해주고 진실에의 추구로 가득하게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일로 티베트 문화와 역사 그 속에서의 불교문화, 티베트불교의 사상과 철학이 부처님의 진리 속에서 어떻게 융화되어 그들만의 독특한 진리의 패러다임을 갖게 됐는지를 알게 됐다. 티베트불교의 독특함은 다른 나라 불교와 전혀 상이한 것이 아니고 다만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총체적인 학문 속에 불교의 진리가 동질화되어 티베트 민중의 삶 그 자체라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신앙과 삶이 하나로 일체화되고 학문과 명상의 수행이 하나로 동질화될 수 있는 힘. 그 힘은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오랜 지적훈련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에너지였다. 20년 최소 13년 이라는 긴 세월속에 전문적인 강원이력을 마쳐야 선(명상) 수행의 초발심으로 입문할 수 있는 저력 속에서 많은 고승과 린포체가 나오는 것이었다. 비하된 글로 들리겠지만 우리나라 강원교육 4년동안에 무슨 공부를 하고 무슨 수행의 밑거름이 되겠는가. 더구나 강원교육은 고사하고 곧바로 선방에 가서 화두 챙기는 우리 수행풍토, 아무리 돈오돈수로 일초즉입 여래지의 본분사를 깨친다해도 무슨 안목으로 중생을 제접할 수 있을까. 우리의 옛 강원도 10년 이력종장에 서너덧 조실스님들이 법상을 차려 이력 학인들에게 삼배를 올리고 대중을 이끌어 법문을 스스로 들었다하지 않는가. 그런 힘이 오늘날 한국불교를 이나마 지탱할수 있게 하는 마지막 힘이 아닐까. 20년의 교육체계를 거쳐 선수행으로 나아가 정진하는 그 힘이 세계의 도처에서 찬연한 빛으로 투영되는 것이다. 아마도 21세기 문명의 빛속에는 티베트불교라는 큰 횃불이 가장 크게 명명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연스님/일지암 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