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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베레스트의 본격적 풍광, 텡보체와 팡보체

화이트타라

 

 

어제 나보다 늦게 텡보체(Tengboche 3860m)에 도착한 그 많은 여행자들이

방을 구하지 못해 텡보체에서 약 100여 미터 아랫마을에 하나 있는 허름한 롯지나

조금 더 가서 있는 밀링고(minlinggo, 3750m),

혹은 약 2시간 거리인 팡보체(Pangboche 3930m)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방이 없을 수도 있다는 말만 들었지

이렇게 직접 방 없음을 경험하고 보니

그렇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 일찍 출발하고 빨리 도착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자던 계획이 더 당겨진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그 다음 목적지에 방을 구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더 잘 되었다 싶은 것이 일찍 잠이드는 바람에 일찍 눈이 떠져

억지로 침낭 속에서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고,

또 오후보다는 새벽과 오전 중에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를 볼 수 있으니

오늘부터는 너무 여유부리지 않고 일어나는대로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하기로 한다.

 

 

 

 

 

5시 30분 쯤이면 거의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그 즈음이면 어둠이 조금씩 이불을 벗어던지고

햇님의 밝은 소식이 조금씩 대지 위를 밝히고 있을 때다.

그렇게 밝아지다가 5시 55분 즈음이 되면 어김없이

가장 높은 서쪽 봉우리 위쪽부터 붉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걸어 온 남체 쪽 우뚝 선 봉우리가 전체적으로 붉어지더니

이윽고 곰파에서 종소리, 예불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텡보체는 본격적으로 깨어난다.

 

 

 

  

 

 

 

이 산중에서는 어느 롯지를 가든 별도의 샤워나 씻을 만한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저 눈치껏 알아서 씻을 물을 조금 달라고 하거나,

이 곳 롯지처럼 작은 물통이라도 쫄쫄 흐르게 만들어 놓은 곳이 있으면

그나마도 다행인 것이다.

찬물로는 도저히 샤워를 할 수 없을 정도고,

꼭 샤워를 해야겠다 싶은 사람은 더운물 양동이 두 개를 300루피에 사서

아쉬운대로 온몸을 적실 수는 있다.

대개의 경우 매일 샤워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2주 트레킹 기간 중에 두세 번 정도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깨어나는 텡보체 마을과 곰파, 텡보체를 둘러싸고 있는 설산의 청청한 풍경에서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산 위의 새벽은 이처럼 초롱하다.

 

 

 

 

 

그야말로 칫솔질과 최소한의 세수만을 하고 7시 이전에 출발을 한다.

햇살이 길까지 내려오기 전에는 두터운 겨울 점퍼를 입지 않으면 안 된다.

새벽녘까지는 한겨울 날씨처럼 제법 춥다.

오솔길을 따라 햇살이 아직 비추지 않는 싸늘한 새벽길 위를 걷는다.

졸졸 흐르는 계곡의 새벽 풍경도 생경하다.

찬 서리와 이끼들이 바위와 숲, 흐르는 개울을 뒤덮고 있다.

 

 

 

 

30여 분 걷다보면 이제 쨍한 햇살이 길 위를 비추며 언 발과 언 손을 조금씩 녹여주다가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이제 너도나도 길을 멈추고

껴입은 옷이며 장갑을 벗고 모자도 빵모자에서 챙모자로 바꾸곤 한다.

 

새벽 빛을 받은 작은마을 밀링고(Minlinggo, 3750m)는 벌써부터 주민들의 몸짓이 분주하다.

투명히 부서지는 아침햇살에 이불은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저 한 켠 민가 쪽에 서너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나마스떼”를 외치고 이쪽에서도 메아리처럼 “나마스떼”를 답장한다.

 

 

 

 

 

밀링고를 지나, 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니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시선을 자꾸만 잡아끈다.

 

 

 

 

 

다시 이 길을 걸어내려오지 않을 요량이라면 걷기 여행의 철칙 같은 것 중 하나가

자주 자주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지나 온 풍경이라고, ‘뭐 별 것 있겠나’ 하고 앞만 보고 가다가는

시시각각 각도마다 그 풍경을 달리하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오묘함을 그냥 통째로 놓치게 된다.

반쪽짜리 여행밖에 안 되는 셈!

 

1시간 남짓 걸으니 작은 계곡처럼 보이는 임자콜라강 반대편으로 건너는 다리를 만나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그늘이 완전히 벗겨지고 쨍하는 아침햇살을 만난다.

겉옷을 벗어 걸망에 꾸려 넣고는 오르막길을 따라 터벅터벅 속도를 늦추며 걷는다.

한참을 오르자니 하이얀 스투파 한 그루가

오래도록 그 자리에 고목처럼 본래로 그렇게 서 있었던 듯 조화롭게 서 있다.

 

 

 

 

 

스투파를 지나면 무슨 관문 같이 생긴 문 없는 문이 나타난다. 

 

 

 

 

 

그 문을 넘어섬과 동시에 전혀 다른 두 세계를 이어주는 관문이었던 듯

툭 터진 시야로 아마다블람과 임자콜라강 그리고 강가에 야크들을 방목하는 초원이 논처럼 경계지어 펼쳐진다.

 

 

 

 

 

그 웅장한 풍경을 따라 조금 더 걷다 보면 아름다운 마을 팡보체를 만난다.

제법 큰 마을이다.

가파르지 않은 계단식 밭이 돌담을 경계로 펼쳐져 있고 그 한쪽으로 집들과 롯지가 길 곁으로 줄지어 있다.

 

 

 

 

 

 

마을 자체로 아름답거니와 마을을 통과하여 만날 수 있는 산과 계곡물과 스투파

그리고 개울가에서 한가이 풀을 뜯고 있는 야크 등이 선명한 하늘빛의 찬연함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러고 보니 남체에 머물던 첫날 저녁을 빼고는 날씨가 쨍 하고 청명한 것이

우기가 끝난 뒤의 본격 트레킹 시즌 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하늘은 진하디 진하게 푸르고 구름은 투명하게 희다.

오전 중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푸르르다 못해 어떻게 저런 구름 색감을 구해 왔는가 싶을 정도의

믿기 힘든 하늘색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것들 투성이다.

진한 하늘 색감도 그렇거니와,

이렇게 반짝이며 선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밤 하늘의 별빛,

우수수 5분여 마다 떨어져 내리는 별똥별,

이마 위로 너무 깊이 쏟아져 스며드는 오후 햇살의 투명함,

TV나 사진에서만 보아오던 울울창창 야생의 밀림까지,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새로움들이 매 순간 내 오감을 눈부시게 만든다.

 

 

 

 

팡보체를 지나며 잠시 마을 어귀에서부터 지텐이 보이지 않더니

마을을 다 지날 즈음에 멋드러진 선그라스를 쓰고 나타난다.

촐라패스를 넘는 줄 모르고 선글라스를 못 챙겨 온 터라 고민고민 하다 싼 걸로 하나 구입했다고 한다.

 

“촐라패스를 넘는데 선글라스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묻자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한데 항상 눈으로 뒤덮여 있는 곳이다보니

아무리 포터들이라고 할지라도 실명이 오는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안나푸르나 순례 때 만난 9월 장마기간에 라운딩을 했다는 한 여행자는

갑자기 5,000고지 이상에서 내리는 눈에 한 포터가 실명으로 실려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고민 고민 하다가 오기 직전에 허름한 것을 하나 사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

 

팡보체 마을을 지나면 우측으로 깊은 계곡 임자콜라(Imja Khola, 코시에 비해 작은 강)가

저 아래로 흘러가고 저 반대편의 황량한 아름다움이 계곡과 어우러져 선명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팡보체의 계단식 논과 집들 그 옆의 계곡의 조화가 청명한 날씨와 어우러져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길을 걷는 여행자를 자꾸만 뒤돌아 보게 한다.

팡보체 마을을 지남과 동시에 키 큰 나무들은 어디론지 다 사라지고

얕은 나무들이 숨숨하게 무리지어 피어나 있고

대개는 초원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면 한국의 오색 단풍을 연상케 하는 초원이 알록달록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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