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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히말라야

아남카라

나마스떼 히말라야

 

 

이유찬    
 


    “우르릉!” 천둥소리가 들리며 번개가 내리쳤다.
    우리는 지금 다르와탑 정상을 눈 앞에 두고 가르왈 히말라야의 도티탈에서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천둥과 번개를 피해 탈출 하는 길이다. 모든 길은 이미 눈으로 뒤덮여 제 모습을 잃은 지 오래, 우리들은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걷고 또 걸었다. 조심을 해도 발이 절벽 쪽으로 미끄러지는 터라, 잘못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기에 우리들은 계속 잔뜩 긴장된 상태로 있었다.  
    “꽈과광!” 이번에는 천둥소리와는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대장님께서 방금 그 소리가 어디선가 눈사태가 나는 소리라고 하셨다. 우리는 겁먹은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걸음걸이가 더 조심스러워졌다. 눈으로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내려가는 도중에도 몇 번씩 아름드리 나무들이 꺾어져서 쓰러져 있고, 길 중간에 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우리들에게 직접 눈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 천운이었다.
우리의 전신을 강타하던 눈은 어느새 은행알만한 우박으로 바뀌어 있었다. 눈보라가 아닌 우박보라...... 은행알만한 우박은 꼭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생겼다.
    “따다다다다다...”. 우박보라가 우리의 안면과 전신을 강타할 때마다 따발총같은 소리가 났다.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우박보라가 휘몰아치는 날씨 속에서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밟고 묵묵히 걸어가던 우리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용사들 같았다.
    말뚝을 박고 로프를 묶은 다음 로프를 잡고 간신히 걸어내려 가는데도 불구하고 발은 개미귀신의 소굴로 빠지는 듯 자꾸만 바닥에 쌓인 우박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몸의 중심을 잡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렇게 총합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계속 걸어 비로소 상감차티에 도착했다.

    히말라야. 이름만으로도 생소했던 그 곳은 이제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난 2007년 여름, 인도 봉사를 막 마치고 돌아온 나는 인터넷에서 ‘로체 청소년원정대 지원자 모집’이라는 기사를 보고 신청서와 의지의 글을 써서 올리고 소식이 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1차 서류 심사에 합격했다는 발표가 떴다.
    2차 테스트는 체력 테스트와 면접으로 내가 제일 긴장했던 테스트였다. 또한 합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기뻤다. 100: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한 것이다.
   3차 테스트까지 합격한 후 우리는 매달 한 번씩 설악산과 도봉산, 북한산, 팔공산, 소백산에서 훈련을 하였다. 훈련 와중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침낭이 다 젖으며 잠에 들기도 하고, 야간 산행도 하고, 매트만 깔고 침낭 속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잠에 들기도 하고, 암벽 훈련도 하고, 한 대원이 발을 다쳐서 업고 산행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1월 7일 우리는 드디어 히말라야 원정에 올랐다. 17일간의 긴 여정이었다.

   우리의 산행은 인도 북부의 히말라야 기슭에 위치한 작은 마을 바르수에서 시작했다. 첫날은 다냘라 부걀까지 가는 산행이었다. 부걀이란 ‘산의 평평한 곳’이라는 뜻인데, 캠핑 장소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이 부걀은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데, 주로 5월부터 10월까지 쓰인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의 2번째 집이라고 하는데 용도는 소와 양 등, 가축들과 살림살이 등을 가지고 와서 일정 기간 동안 산다는 것.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소, 양, 염소 등 가축들이 먹을 풀들을 산에서 가져오는데 아무리 많이 가져온다고 해도 매번 산에 가서 가지고 오는 것을 반복하느니 산에 가축들을 데리고 가서 풀을 먹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걀은 가축들이 머물게 하는 곳, 사람이 머무는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둘째날의 목적지는 데알라 부걀이었다. 종아리는 물론이요 허벅지까지, 올라갈수록 눈의 깊이가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나의 눈은 갑자기 수백 개의 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느꼈다. 대장님의 말씀으로는 이것도 고산증세의 하나라고 한다. 심한 통증으로 눈을 뜰 수 없었던 나는 스틱에 몸을 의지하며 간신히 산행을 했다. 이때 나의 모습은 영락없는 심봉사였을 것이다. 그렇게 고통을 애써 참으며 눈물은 계속 흘리며 목적지까지 갔다. 그런데 목적지까지 가자 마치 살아 돌아온 심청이라도 만난 듯 고통이 많이 완화되어 눈을 뜰 수 있었다.

   우리들이 눈밭을 뚫고 도착한 데알라 부걀은 나무 하나 없는 눈벌판이었다. 파란 하늘과 새하얀 눈만 보이는 광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넷째날, 포터들이 파업했다. 앞으로 갈 길이 험하고 눈이 너무 많이 쌓였다는 것이다.  이 산행에 우리와 함께 한 포터들은 전문적인 포터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을 모아온 것이기 때문에 훈련도 안 되어 있고 전문적인 장비는 물론 없었다. 깊은 눈밭을 하루 종일 걷느라 낡은 면바지는 다 젖어 있고, 신은 일찌감치 눈으로 범벅이 되어있다. 장갑 한 짝도 없어서 입김을 호호 불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험한 산길을 가야하는 그들의 입장이 십분 이해가 간다. 아마 나라도 장비 하나 없이 눈 덮인 히말라야를 오르라고 했으면 절대로 못한다고 파업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말이다.
   포터들은 우리가 히말라야에서 가장 가까이 대할 수 있는 현지인들이었다. 그 중에서 인기가 제일 많았던 주방장 파쌍은 아침마다 텐트를 두드려 우리를 깨워서는 인도 전통차인 짜이를 만들어줬다.
   그 중에는 괴짜포터도 있었는데,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산행을 하는 것이었다. 저런 차림으로 얼마나 갈까 걱정했는데, 무거운 발전기를 들고 다니며 제일 작동을 잘 시켜 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하였다. 나는 그에게 ‘젠틀맨 포터’ ‘간지포터’라고 별명을 붙여 주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벌써 엿새가 지났다.
    언제나처럼 아침을 먹고 카고백을 싸며 배낭에는 꼭 필요한 물품만 넣었다. 이렇게 기상해서 얼음덩어리가 된 등산화를 신고 아침 먹고 짐 싸고 출발하기 전까지 배낭 메고 필요한 장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몸에 밴 나머지 일어나자마자 옷 갈아입고 침낭 갠 다음에 아침 먹고, 텐트 정리하면서 카고 백도 정리하고 필요한 장비 챙기고 배낭 메면 산행 준비 끝!

    어제 상감차티에서 베브라로의 여정과는 달리 여러 가지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날씨도 해는 보이지 않고 흐리기만 하고 산 각도도 어제에 비해 장난이 아니다. 한 60도 심하면 70도 정도 되는 각으로 산이 가파르다.
   산이 가파르니 호흡도 불규칙하고 숨이 너무 헐떡인다.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게 좋다고 하지만 산행하다보면 그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의식하지 않아도 호흡법대로 호흡하게 되는 경지는 도대체 얼마나 높은 경지인가 하고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호흡을 효율적으로 해서 좀 덜 힘든 경지로 오르려 애썼지만 그건 너무나도 힘들었다.

    만지로 가는 길, 갑자기 선두가 멈췄다. 조금 쉬는 건가 하고 스틱에 의지해서 쉬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는데도 가지는 않고 얘기소리만 들린다. 앞에 포터들도 멈춰있기에 또 무슨 문제라도 발생했나하고 가봤더니 그게 아니라 동전이 박혀있고 가지엔 색색깔의 천이 걸쳐져 있는 큰 나무 앞에서 포터들이 합장을 하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 나무 이름은 ‘까르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신당수 같은 개념이라고 한다. 나무나 바위 등 자연을 숭배하는 민간신앙이 특히나 히말라야 지역에 많은데, 이처럼 나무를 숭배하는 신앙은 ‘비자르 뎁다’라고 한다고 하였다.
   포터들이 숭배하는 나무를 봤을 때 나의 첫 느낌은 ‘신비롭다’와 ‘동전을 그렇게 많이 박아 놓았으니 나무가 불쌍하다, 아프겠다’ 였다. 히말라야를 오가는 사람들은 산을 다니다가 이런 나무가 있으면 반드시 기도하고 간다고 한다.

    식사시간에 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네팔같이 전문 산행코스도 없는 이런 인도 오지의 히말라야 산에 이렇게 길을 낸 사람들이 누굴 것 같냐?”
   답은 종교적 이유로 나무의 신, 산의 신같이 자연을 신성시하며 숭배하는 사람들이 산을 오르기 위해, 아까의 까르수같은 곳에 숭배하러 가기 위해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또 샹그릴라와 무량수전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샹그릴라는 ‘이상향’, ‘지상 낙원’이란 뜻이고 무량수전은 셀 수 없는 목숨이란 뜻으로 영원한 삶을 의미한다고 한다.
종교적인 이유로 길을 만들어 놓다니...... 대단하다.

   눈이 온다. 펑펑 온다. 눈보라까지 친다.
‘이러다가 내일, 지난번처럼 포터들 파업하는 거 아냐?’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훈련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산에서는 변화가 너무 많다. 그래서 절대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차대장님께서 우리가 사용하는 텐트가 싸구려 텐트인데다가 A형 텐트이기까지 해서 눈이 많이 와서 텐트 위에 쌓이면 깔려서 죽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
돔 텐트는 좀 낫지만 A형 텐트는 깔려서 죽을 위험이 제일 크다고 한다. 또한 눈이 텐트 밖을 막아버리면 질식사로 죽을 수 있어 위험이 이래저래 많으니 꼭 불침번을 서라고 하셨다.
   누군가가 나를 깨웠다.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연일이 형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차대장님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여기서 내가 정확히 알아들은 단어는 불침번.
    ‘불침번? 뭔 소리여.........’
    ‘아 맞다! 불침번 서기로 했지.’
    눈이 쌓여서 텐트가 무너질 우려가 있기에 각 텐트에서 기상시간인 5시 한 시간 전인 4시까지 돌아가며 불침을 서기로 했던 것이다. 연일이 형이 첫 번째로 11시 반부터 1시까지 불침을 섰고,  그 다음 내가 1시부터 2시 30분까지 불침을 서야할 차례인 것이다.  주머니에 넣어둔 헤드랜턴을 찾으며 손목에 차고 있는 내 시계를 보았다. 불을 비춰보니 1시 2~3분 쯤. 굳이 안경을 낄 필요는 없어서 꺼내지는 않고 그 때부터 불침번을 섰다. 비몽사몽의 상태로 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졸다가 퍼뜩 깨어나기도 하고 등, 감기는 눈을 애써 안 감으려 노력하며 그렇게 2시 반이 넘어서까지 불침번을 섰다.
그렇게 불침번을 서다가 언제 자버렸는지도 모르게 자버렸다.
  
    텐트 밖으로 나와 보니 다행히도 무너져있는 텐트는 없다. 그리고 눈이 꽤 녹아서 텐트 입구를 막을 만큼 되지도 않았다. 휴우..... 어제 불안해서 걱정됐는데 다행히도 아무 사고 없이 밤이 가서 안심이 되었다. 결전의 날인데 사고가 나면 안 돼지~
대장님 말씀으로는 원래는 내일 갈 다와르 탑이지만 오늘 도티탈에 빨리 도착하면 다와르 탑까지 곧바로 올라갈 생각이라고 하셨다.
그래, 오늘은 결전의 날이다! 우리의 목적지인 다와르 탑까지 가는 것.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 다와르 탑에서 있을 내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며 산을 오르겠다.


    으으...... 고소증세인지 머리가 너무 아프다.
머리에다가 헤드기어를 씌운 다음에 나사를 드라이버로 서서히 조이는 느낌이었다.
대장님이 고소증세로 머리가 심하게 아프면 도끼로 머리를 살짝 쪼개서 열어버리고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고 하는데, 지금 이 상태에서 더 심해지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을 맞으며 걷고 있다. 후우 날씨도 추운데 눈이 더 오다니......
그렇게 쉬지 않고 계속 걷다가 드디어 대장님과 선두가 멈춰서 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드디어 쉰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바로 그곳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우리는 도티탈에서 부터 다와르 탑까지 거리의 총 반을 왔다고 한다. 그리고 다와르 탑까지 남은 반, 2.5km. 여기의 고도가 3200m니까 다와르 탑의 고도인 4300m까지는 1100m 남았다.
    화아...... 2.5km에 고도가 1100m니까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다.
    앞으로의 반이 지금까지의 반보다 훨씬 힘들 테지만 이 정도라면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도 더 오고 길도 험하고 나머지 반은 훨씬 더 위험하고 힘들테지만 그냥 ‘이 정도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할 만 하다!’ 라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그리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예감은 ‘해낼 수 있다’라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내가 이때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왔다고, 지금 히말라야에 있다고, 너무 자만하는지 모르겠다.
‘산이란 예측불허에다 얕보거나 방심하는 순간 무슨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는데.......  자만하지 말아야지...’
    눈을 맞으며 후미가 다 오기 까지 기다리는데 눈이 어찌나 펑펑 오던지 조금만 맞고 있어도 금새 배낭과 모자 위에 눈이 쌓였다. 바람도 불고 눈도 이렇게 펑펑 내리는데다가 옷이 땀으로 젖었으니..... 정말 춥다..... 정말 어찌나 춥던지 가만히 쉬고 싶다는 생각은 싹 달아나고 빨리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결전의 날! 다와르 탑까지 올라가는 거야! 어제 힘들게 길까지 만들어 놓았으니 훨씬 더 수월하게 갈 수 있겠지....... ’
    그런데 이게 웬일!  눈은 계속 오고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어제도 밤새도록 눈이 내린데다 지금 앞이 뿌열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쳐서 아마 누구든지 집에 있었다면 나가고 싶어 하지 않을 날씨였다. 그런 날씨 속에서 회의가 오갔고 아마 다와르 탑으로 올라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연일이 형은 미쳤다고 죽으려고 이 날씨에 산에 가겠냐고 한다. 그래, 이런 날씨라면 누가 봐도 산행을 계속하는 건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런 날씨 속에서 결국 산행은 취소되고 하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하산이 아니라 ‘탈출’! 대장님께서 이건 하산이 아니라 ‘탈출’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하셨다. 어제 신설(새로운 눈)이 30cm 이상 쌓였는데 구설과 신설은 서로 붙지 않아 조그만 충격에도 구설 위의 신설이 무너져 내리고 그러면 다른 눈들이 또 무너져 내리는, 도미노현상으로 산사태가 일어나서 사고가 일어나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대장님이 말씀하셨다. 우리들은 무사히 귀가해야 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지금 무사히 탈출 하는 것과 무사히 한국까지 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 중 하나를 지금 해야 하는 것이다. 대장님께서 눈사태가 일어났을 때의 대처법 등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걸 들으면서 ‘정말 눈사태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렇게 험한 난관을 헤치며 우리는 내려왔다.
고도가 낮아지자 눈이 비로 바뀌었다. 비를 맞으며 내려온 우리들은 드디어 베브라까지 왔다.  베브라에서 잠시 쉬는데 포터들은 더 이상 못 가겠다고 베브라에서 자고 가자는 분위기였다. 이미 날이 상당히 어두워져 있었다. 하지만 텐트 칠 만한 곳도 마땅치 않았고, 비까지 오는 날씨에 젖은 몸으로 텐트에서 자다간 얼어 죽을 것만 같았다.
대장님과 선생님들의 회의가 길어졌다. 마냥 소식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파쌍이 비스킷과 따듯한 짜이를 가지고 왔다. 오! 우리의 파쌍. 정말 고마웠다.

    결국 우리는 계속 걸어서 우타르 카쉬까지 가기로 했다.
이미 시간이 많이 늦어 어둡고 길이 미끄러웠기에 여전히 긴장을 하고 갔다.
눈사태의 위험은 끝났지만 ‘탈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두들 짤루 짤루~
그렇게 계속 걸어 총합 10시간이 넘게 걸은 후, 우리들은 드! 디! 어! 상감차티에 도착했다.

   나는 이번 산행을 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대장님께서 산행은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라고 하셨다. 자신에 대한 생각도 하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도 고안해보는 등, 산행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은 내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힘들 때는 힘들어서 힘들다, 쉬고 싶다라는 생각 등으로 머릿속이 차버리지만 익숙해지고 산행을 즐기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그것을 별로 안 느끼고 머릿속은 활발하게 돌아간다.
산행 이후 나는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낀다. 산행하면서 내가 느낀 것들, 경험한 것들. 그리고 내가 산행 도중 생각했던 것들이 나를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훗날 내게 더 도움이 되겠지.

    나마스떼!(안녕!) 히말라야!
비록 정상에 오르지는 못 했지만 나는 정상에 오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이번 산행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지.


글쓴이 이유찬은 16세 homeschooler로, 2007 로체 청소년 원정대에 선발되어 2008년 1월7일부터 24일까지 원정대의 일원으로 ‘히말라야’에 다녀온 후 이글을 썼습니다.

이유찬 2008-02-19 ⓒ 2005 i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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